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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Culture]장쯔이•궁리•저우둥위 이들의 공통점은…장이머우 감독



장쯔이-궁리, 장 감독 영화에 출연하며 세계적 스타로…“저우둥위도 계보 이어갈 재목”


중국이 낳은 거장 장이머우(張藝謀·59) 감독의 신작 ‘산사나무 아래’에는 중국 인형 같은 묘한 느낌을 주는 신인 여배우가 등장한다. 전 스태프가 중국 전역을 뒤져 찾아낸 ‘1970년대를 대표할 만한 청순녀’ 저우둥위(周冬雨·18)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산사나무 아래’는 중국 문화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청춘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저우둥위가 연기한 징추(靜秋)는 남자랑 손만 잡아도 임신하는 줄 아는 여주인공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장 감독의 초기작 ‘집으로 가는 길’(1999)과 비슷해서인지 여배우 저우둥위의 모습에서 신인 시절 장쯔이(章子怡·31)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지금은 월드스타가 된 장쯔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시골 처녀로 나와 총각 선생님과 풋풋한 사랑을 엮어갔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저우둥위가 10년 후 제 2의 장쯔이가 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장쯔이 역시 데뷔 시절 ‘리틀 궁리’로 불렸다. 궁리(鞏리·45)와 마찬가지로 장 감독에게 발탁됐고, 이미지도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궁리는 장 감독의 대표작 ‘붉은 수수밭’(1988)에 출연하면서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중국 언론은 장 감독의 작품에 나온 여배우들을 아예 ‘머우뉘랑(謀女郞)’이라고 부른다. 머우뉘랑은 모두 장 감독의 눈에 들어 유명해졌고, 감독의 취향이 반영돼서인지 분위기도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는 물론 올림픽 개막식 공연이나 광고까지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장 감독이기에 ‘머우뉘랑’으로 분류되는 스타들도 많지만, 그중 대표주자는 궁리와 장쯔이다. 이번에 발탁된 저우둥위도 이 두 사람과 자매처럼 닮았다.

유상욱 그랜드성형외과 원장은 “궁리와 장쯔이는 순수하고 가녀린 이미지에 독특하고 매혹적인 자태와 강인함을 보이는 점이 매우 비슷하다”며 “신예 저우둥위도 질리지 않는 신비스러운 동양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제2의 궁리, 장쯔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박상훈 아이디 병원 원장은 “세 여배우들은 특히 콧방울이 많이 닮았다”며 “장 감독은 단아하고 여려 보이지만 소신 있는 이미지의 여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 감독이 ‘궁리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얘기도 끊임없이 나온다. 궁리는 1987년 ‘붉은 수수밭’에 캐스팅된 후 장 감독과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1995년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리를 잊지 못하는 감독이 계속 비슷한 이미지의 여배우들을 캐스팅한다는 것이다.


마침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장 감독은 궁리, 장쯔이, 저우둥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여배우들의 키가 점점 작아진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여배우들의 미간 사이가 몇 cm이고, 얼굴 크기는 얼마인지, 관상은 어떠한지를 비교 분석하는 기사를 중국 언론이 자주 보도하는데, 내게 그렇게 디테일한 취향은 없다. 굳이 세 배우의 공통점을 꼽자면 모두 중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것이다. 아무리 예뻐도 혼혈아나 서구적인 배우는 지양한다. 그리고 평소 모습보다는 카메라에 담았을 때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는 편이다. 작은 얼굴과 긴 목선 같은 조건을 본다.”

저우둥위가 궁리와 장쯔이에 이어 중국을 대표하는 월드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장 감독은 새로운 얼굴 머우뉘랑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배우를 시작한 나이는 다르지만 궁리와 장쯔이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적극적인 성격이다. 스타가 되려면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저우에게도 그런 성향이 있다.”

부산=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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