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상황파악이 먼저...신경절단되면 수술해도 실익 없어”
# 뷰티&헬스매장을 운영하는 K양(37세)은 9년 전 코재수술 상담을 위해 신사역 J성형외과를 방문했을 때 S원장은 코재수술과 함께 이미지성형을 제안했다. 당시 S원장은 모 케이블방송의 메이크오버(성형 전후 변화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성형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어 K양은 미스코리아처럼 예쁜 외모를 기대하면서 수술을 결정했다. 그녀는 전체적인 이미지개선을 위해 코재수술과 앞트임, 쌍꺼풀수술, 얼굴전체 지방이식술, 앞턱축소술과 전진술, 광대축소술 등 1230만원의 수술비용을 지불했다.
그런데 수술 후 앞턱에 감각이상이 생겼고 이중턱이 된 듯해 S원장에게 물어보니 신경회복은 1년 이상 기다려야하고 이중턱은 앞턱전진술을 최대한 시행했는데도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며 자극받은 침샘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중턱 개선을 위해 보형물삽입술과 혹처럼 튀어나온 침샘을 축소하는 보톡스시술을 시행했지만 모양에 대한 불만족은 개선되지 않았다.
K양은 수술한 지 9년 정도 지났지만 아래턱과 입술부위의 감각이상증세와 웃을 때 표정이 어색해지는 듯한 느낌을 계속 받고 있으며 약 2년 전부터는 음식을 씹을 때마다 광대부위에 찌릿한 통증까지 있다. 최근 J성형외과를 찾아가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정작 수술했던 S원장이 그만뒀기 때문에 보상은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안면윤곽수술 중 앞턱수술 시 하치조신경(아래턱 뼈와 치아에 분포하는 신경, 붉은색 화살표)이 절단될 경우 평생 감각저하와 통증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고 뼈의 크기를 줄였을 때 남는 근육과 피부, 연부조직이 아래로 처지면서 이중턱, 마녀턱 느낌이 생길 수 있다(사진출처=제보자 K양).
외모가 중요한 경쟁요소인 사회분위기 때문에 좋은 이미지를 얻고자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크고 시원한 눈매와 오뚝하고 세련된 코, 앵두 같은 입술 등 예쁜 이목구비를 위한 수술과 작고 갸름한 얼굴형을 만드는 안면윤곽술 등 미용성형의 종류만도 50가지가 넘는다.
개선을 원하는 부위와 증상에 적합한 수술을 진행했어도 모든 수술에는 한계가 있고 불가피하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안면윤곽수술은 한 번 수술로 영구적 효과를 주는 반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중 신경손상은 정도에 따라 평생 감각저하와 통증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박상훈 아이디병원 병원장에게 안면윤곽수술로 인한 신경손상과 통증 등 이상증세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박상훈 병원장은 “성형수술을 결심했다면 자신에게 맞는 개선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 및 개선방안 등까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며 “특히 뼈를 움직여야하는 안면윤곽수술은 섣불리 할 경우 치료해도 고칠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안면윤곽수술 중 앞턱수술(축소술과 전진술)로 인해 발생가능한 부작용은?
비대칭과 이중턱 발생 등 모양 불만족 외에도 감염 및 염증, 출혈, 통증, 신경손상 등이 있고 극히 드물게는 수술로 인한 출혈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할 수도 있다. 숙련된 집도의라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기는 신경손상과 과다출혈 등은 발생가능성이 낮다. 또 수술 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절적한 조치를 취하면 통증 및 이상증세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감염과 염증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 원칙을 지키면서 각별히 주의해야할 사항이다.
- K양이 호소하는 아래턱감각 이상증상은?
수술로 인한 신경자극이 원인인 경우 보통 3개월 이내에 회복되지만 수술도구인 의료용 전기톱에 의한 하치조신경(아래턱의 치아, 잇몸, 혀, 입술 등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 손상은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고 혹시 절단됐다면 평생 감각이상증세가 있을 수 있다.
수술도구 중 시야확보를 위해 사용한 리트렉터(수술시 최소한으로 절개된 수술부위를 안전하게 넓혀주는 수술도구)가 수술부위를 개방하면서 조직과 신경을 자극해 발생하는 일시적 손상의 경우는 정도에 따라 얼얼한 느낌과 찌릿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의료용 전기톱에 의한 직접적 신경손상과 신경절단은 수술 직후 위와 동일한 통증과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전기톱날이 회전하면서 발생한 열로 인해 화상을 당했을 때와 비슷한 통증으로 외상보다 훨씬 심하게 타들어가는 듯한 통증이 있고 해당신경이 관장하는 아래턱피부, 잇몸, 치아주변이 얼얼해지는 감각저하가 나타난다. 신경손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회복되며 절단된 신경은 약 60% 정도 회복되지만 평생 감각이상과 일부 통증은 남을 수 있다.
K양이 호소하는 감각이상증상은 엑스레이와 파노라마자료를 봤을 때 아래턱 하치조신경의 절단이 주원인으로 생각되며 일부는 보형물에 의한 감각이상으로 보인다. 앞턱재수술로 보형물을 제거하고 모양을 교정하면서 신경접합술을 고려해 볼 수는 있지만 수술로 인해 얻는 이익은 별로 크지 않다.
- 턱끝수술 후 이중턱, 마녀턱'(Witch’s Chin)이 되는 원인과 해결방법은?
일명 이중턱이나 마녀턱의 원인은 수술 중 광범위한 연부조직의 박리(조직사이의 층을 찾아 수술공간을 만드는 과정)나 환자의 낮은 피부탄력 때문일 수도 있지만 수술로 뼈 크기를 줄였을 때 그 위를 덮고 있는 근육과 피부, 연부조직이 남아 아래로 처지면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 작아진 아래턱으로 인해 침샘이 노출되거나 자극받아 비대해지는 경우 이중턱이 될 수 있다.
수술 전 환자상태가 ▲40대 이상인 경우 ▲지방이 많은 경우 ▲턱선이 짧은 경우 ▲턱과 목의 각도가 넓은 경우 수술 후 이중턱이나 마녀턱이 될 확률이 높아 수술 중 연부조직의 박리를 최소화하고 필요시 앞턱근육을 고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수술 후 모양에 대한 불만족이 심한 경우 증상에 따라 지방흡입술, 리프팅시술, 안면거상술, 턱끝근육을 당겨 재고정하는 방법 등으로 개선할 수 있고 지나치게 침샘이 비대하다면 1~2회 정도의 보톡스시술이 효과적이다.
- 수술 후 시간이 많이 흘러서도 광대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나?
광대뼈불유합, 고정핀파절, 삼차신경통, 턱관절통증, 치통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발생했지만 서서히 정도가 심해져 수년이 지난 후에 비로소 통증이 느껴질 수 있는 광대뼈불유합과 고정핀 문제는 엑스레이나 CT 등 방사선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수술로 교정가능하다. 그밖의 통증은 신경통증완화제 복용 및 치과진료를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부위 고정을 위해 사용한 와이어가 느슨해지면서 말초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와이어제거 후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TIP. 한눈에 보는 안면윤곽수술 후 신경손상 등 이상증세 대비법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하고 전체적인 이미지개선을 위해 뼈를 깎거나 위치를 이동시키는 안면윤곽수술은 치료해도 고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손상은 감각이상과 찌릿한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고 기대했던 V라인의 동안이미지와는 상반된 이중턱, 마녀턱 느낌 때문에 수술을 후회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정작 문제는 평생 지속된다는 것이다.
수술초기에 이상증세가 발견됐어도 환자로서는 수술로 인한 일시적 증상인지 영구적 부작용인지 확인이 어려워 병원과 의료진의 판단과 소견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수술로 인한 이상증세는 6개월 이내에 대부분 회복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증세가 지속되거나 새로운 이상증세가 발견되면 여러 명의 전문가를 찾아 엑스레이나 CT 등 방사선검사와 조언을 얻어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연우법률사무소 이선호 변호사는 “사례자 K양의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시효문제로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소송을 할 수 있다”며 “여기에서 안 날이라 함은 다른 병원에서 진료 후 발견한 날로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가해자에게 있고 소송을 진행하려면 사고발생 10년 내에 제기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합의 및 의료소송을 진행할 대상자에 대해서는 “현시점보다 수술시점이 중요하다”며 “수술 당시 공동으로 있었던 다른 대표자 혹은 당시 대표자를 상대로 합의나 의료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형수술을 받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본인의 신체조건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개선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각 수술별로 발생가능한 부작용과 그에 따른 개선방안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언론사에 실린 기사 보기: 헬스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