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병원

"김격일"(27)씨는 하루걸러 꼬박 야간 근무를 하는 작은 규모의 경비회사에 다닌다. 올봄부터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도장을 찍는 회사원이 가끔 부럽기도 하지만 하루 고생하면 다음 날 푹 쉬는 재미로 그럭저럭 지낸다. 실은 요즘 취직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인데 "감지덕지"라고 해야 맞다.

그의 일은 깔아 놓은 경보 시스템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신속히 달려가 체크하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언제나 듬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먹히는 직업이다. 그 점에서는 그의 두툼한 턱이 적잖은 도움을 준다.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취직이 안 되다가 경비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데는 "독일병정 인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런데 서너 달 전부터 그는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왼쪽 머리 주변을 압박하는 통증이다. 일시적인 것이라 여기고 두통약으로 임시변통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동네의원에서 편두통 약을 먹었지만 그때뿐이다. 이상하게도 자고 일어나면 골치는 더욱 아파졌다. 나중에는 밥을 먹을 때도 말을 할 때도 주변 머리에 묵직한 통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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