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훈(아이디병원장)
“최선을 다했지만, 또 최선을 다한다”
박상훈 아이디병원장의 진료 철학이다. 박 원장은 성형수술의 경우 수술에 대한 평가를 의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하므로 환자 개인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아이디병원은 지난 2009년 4월에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장 개원했다. 지난 4년간 양악수술, 안면윤곽수술 등 7개 분야에서 최다 타이틀을 인정받아 KRI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다 성형수술 병원 인증서를 받았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기형센터 소장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아이디병원의 총 책임자이자 미국 UT Dallas 교환 교수와 미국 뉴욕대학 성형외과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성형외과 자문의,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원장을 만나 국내 1위 미용 전문병원 자리매김 비결과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박상훈 아이디병원장. [사진=김은정 기자]
- 코로나19로 많은 전문병원이 힘들어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너무 갑작스럽게 왔다. 사실 해외 환자가 가장 많았을 때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전염력이 높은 코로나19를 맞이하게 됐다. 당시 K팝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국적 다양화 및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고, 가장 큰 매출 비중은 아시아였으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유럽이나 미주, 중동 등에서도 K뷰티를 선호해 아이디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전체 환자 방문율 중 해외 환자 비중은 30~40% 정도였는데, 현재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환자가 크게 감소했다. 한 10%대로 감소했고, 그것도 대다수는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보면 된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방학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져서, 그런 패턴들을 잘 파악해서 제안을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나이 드신 환자분들은 젊은 세대 환자보다 코로나19에 민감한 편인데, 1인 상담실이나 방역을 철저하게 했다. 또 우리 병원의 특징이 성형외과지만 병원급이라는 점인데, 이 장점으로 국내 최초로 서울대병원이 백신 접종을 맞을 때 같이 맞았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맞았고, 처음에는 의료인을 중심으로 시작해 현재는 300여명의 병원 직원들이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 해외 인지도가 비교적 높다.
“우선 아이디병원이 국내를 대표하는 미용병원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국내 대표가 되려면 당연히 수술 횟수가 많아야 한다. 수술 횟수는 다양한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개인에 가장 적합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방증임과 동시에 환자와 병원 간 신뢰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KRI 한국기록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1일까지 양악수술, 안면윤곽수술, 눈성형, 코성형, 리프팅수술, 가슴성형, 지방흡입 등 각각 7개 분야에서 국내 최다 성형수술을 기록한 의료기관은 아이디병원이었다. 2000년도 초반에는 어떤 환자분이 수술을 받으시면 그 소문이 전해지면서 알음알음 알고 찾아온 분들이 많았다. 그때는 우리 병원이 얼굴뼈를 중심으로 했는데, 이런 전문성 때문에 많이 찾아 줬다. 해외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2015년 9월에 아이디병원 아시안뷰티센터를 확장 개원했다. 단지 한국 안에서만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 하면 생각나는 랜드마크 병원이 되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추진하게 됐다. 처음에 해외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해외 환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팀을 만들어 병원 사이트를 각 언어로 운영하고 통역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언어가 가능하다. 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병원급 의료기관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병원급 의료기관이라는 것은 200병상 이상이 있어야 하고, 그것에 맞는 시설들이 갖춰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재난방지와 화재 예방 시설이다. 하다못해 벽지도 방역이라고 해서 불에 타지 않는 벽지를 사용했다. 이렇게 안전시설이 강화된 점도 해외 환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이 최근 병원을 찾았다. 무슨 얘기를 나눴나.
“이분이 와서 처음으로 말했던 것은 인도네시아 내의 의료사업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상류층들은 해외 나가서 진료를 받고, 특정 도시에서는 해외 환자들이 인도네시아 의료진을 믿지 않는 상황도 있어서 그런 분들을 위한 병원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대표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호주 환자들인데 그 분들에게는 인도네시아의 기술력으로는 어필할 수 없으니, 그 분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병원을 운영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이 방문했을 당시, 이 장관단은 신사업 성장 동력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을 이유로 대기업 총수 및 사장단, 정계 인사들과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디병원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수리바야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로 현지에 진출해 있고, 방문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다는 점에서 아이디병원의 방문으로도 이어진 것 같다.”
-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장 우선시 두는 대목이 있다면.
“해외 진출은 퀄리티 컨드롤이 가장 중요하다. 의료사업은 특수한 사업이고 라인센스 업이다 보니,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주체라 라인센스가 된다. 그래서 의료진에 대한 교육도 직원들의 서비스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분들이 직접 와서 교육을 받게 하는 이유는 환자가 한국에 왔을 때 느끼는 아이디 병원과 똑같은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우리병원에 외국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만큼 태국 환자라고 하면 그 니즈를 다 알고 있다. 그래서 각각의 국가 특성에 맞으면서도 아이디 병원의 진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병원으로 운영될 수 있다. 사업 확장성이나 규모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디'라는 정체성 이식이 가능한지가 가장 우선 순위다. 단순히 '아이디'라는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디병원 본원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도를 동일하게 구현해야 진출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는 단순하게 의사들의 의료 실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임직원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 인사법, 본원과 통일된 의상, 건물의 디자인 등 해외 매장을 방문해도 아이디병원 본원을 방문한 것과 흡사한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이유는.
“정확하고 확실한 매뉴얼, 정체성 인식 없이 해외에 진출하면 아이디라는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진출하지 않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현지에서 느낀 만족도를 토대로 국내 방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아이디병원 본원에서 구현하는 최상의 서비스 마인드가 이식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고급 기술을 요하는 성형외과는 국내 본원에만 존재하며 해외 진출한 병원은 피부과나 쁘띠센터 위주다. 마스터프렌차이즈 병원은 대다수 의료진이 현지인으로 구성된다. 국내와 해외 기술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이 간격을 무시하고 해외에 성형외과라는 진료과목으로 진출하면 해외 환자들의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피부과나 쁘띠센터로 마스터프렌차이즈 계약으로 진출한 해외 아이디병원 임직원들 역시 필수적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별도 교육을 받게된다. 현재는 코로나로 온라인을 통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의 본분은 안전을 기본으로 한 최상의 의료 만족도다.”
- 국내 프렌차이즈 아이디뷰플·화장품 플라코스메틱도 이러한 정체성이 이식된 건가.
“물론이다. 강남과 신사 노원에 위치한 아이디뷰플은 전체적인 디자인의 통일성을 갖고 있고, 의사나 임직원들도 최고의 조건을 요구하는 아이디병원의 서비스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배치된다. 아이디플라코스메틱 역시 성형외과 전문의가 직접 상품 연구개발에 참여한 만큼 실질적으로 예뻐지는 화장품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두고 있다. 플라코스메틱 화장품은 아이디병원의 시작인 얼굴 뼈 연구에서 탄생한 만큼 얼굴의 윤곽선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디의 특허 성분도 함유돼 있다. 화장품의 컨셉이 병원에서 받는 시술을 화장품에 담아 보고자 하는 컨셉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아이디병원, 아이디성형외과, 아이디피부과, 아이디치과, 아이디뷰플,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은 '아이디'라는 정체성이 모두 이식됐다고 보면 용이하다. 요즘은 외과 트렌드가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 해서 'minimal invasive surgery'를 추구하는 편이다. 이에 맞춰 성형외과도 수술보다는 시술을, 시술보다는 홈케어로 트렌드가 변화되고 있다. 저희 화장품은 여기서 홈케어의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수술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들도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보니 수술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젊은 세대만을 위한 수술과 시술법이 아닌 고령을 위한 미용 수술과 시술법도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 시대 미용 전문 의료기관이 살아남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국내 의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용·성형 부문은 전체 글로벌 시장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의료관광 목적으로 국내를 찾는 혹은 찾고자 하는 니즈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시장 경계선도 아시아를 넘어 미주나, 유럽, 중동 등까지 넓어지면서 글로벌 경계도 본격적으로 허물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20대 여성에 집중됐던 성형외과 수요도 남성의 가꾸기 문화 안착이나 리프팅을 위해 찾는 중장년층의 증가에 따라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성별,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예뻐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이를 도와주고 자존감을 높여 생활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이 아이디병원의 임무다.”
- 더 강조할 얘기가 있다면.
“이제는 성형외과 자체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에 있지 않다. 주변에도 한 번쯤은 경험한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듯이, 성형외과가 생활에 더 가깝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이게 20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성별도 연령대도 확대됐다. 우리 환자 중 남자 환자가 20%를 차지한다. 요즘은 남자분들도 안티에이징을 많이 받는 편이시다. 50대, 60대, 70대의 환자분들은 대부분 ‘평생 이게 한이었다’면서 찾으신다. 고령의 환자분들은 수면 마취를 하는데도 전신마취에 필요한 검사를 하는 편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고령일수록 20대보다 높은 스크린을 해 안정성을 체크한다는 것이다. 그분들께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첫술에 배부르려고 하지 말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씩 하시기를 권유한다. 점진적인 변화가 안전성도 높이고, 적응하는 시간도 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성형외과라는 게 미용이라는 측면만 부각되어 있는데, 이게 치료 목적으로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등산을 하려고 하면 등산복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어떤 단체에 합류할 때 다른 점이 있으면, 그 다른 점에 대해 맞춰야 하는 단점이 있다. 기억나는 환자 중 한 명은 어렸을 때 안암에 걸려 눈을 적출한 환자였는데, 인공 안구에 맞는 눈썹 재건 수술을 했던 환자다. 평생 안대를 하며 살아왔지만, 수술 이후에 당당한 모습을 찾았다. 이 환자처럼 소외된 환자에게 희망을 심어줬을 때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