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7살이구요. 남자입니다. 제가 비대칭이라는 것을 알게 된 때는 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찍으면서 부터입니다. 뭐 그것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사진 찍을
때 약간 움직여서 그런 거겠군 하면서 넘겨 버렸거든요.
근데 점점 심해지는 겁니다. 제가 비대칭이라는 것을 극도로 의식한 것은 재작년부
터입니다. 고등학교때 비대칭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복학하고 그러는 동안 제가 드디어 크게 느낀겁니다. 코가 삐뚫어진 것 같다,
턱이 균형이 안 맞는다는 식으로 자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 고통은 말
도 아니었어요. 예전부터 그랬는데 지금 제가 크게 의식해서 더 부각된건지 아니면
비대칭이 점점 진행되어서 지금 제가 느낀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정말 그 충
격은 이루 말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모병원에 갔습니다. 지방에 살아서 서울의 유명치과병
원에 가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치과병원에 가면서도 내심 교정치료만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수술
과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사님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겁나서 수술은커녕 병
원조차 가기 싫어했는데, 수술이라뇨. 정말 하늘이 노랗더군요. 그리고 계속되는 의
사님의 말씀에 더 놀랐습니다. 수술비가 2천만원이라니... 교정비가 포함돈 가격인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험처리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남들은 이뻐질려고 성형이
다 뭐다 하는 세상에 저는 단지 남들과 똑같이 균형있는 얼굴을 가지고 싶을 뿐인
데, 보험도 안되고 2천만원이라니... 정말어이가 없더군요.
그 길로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비대칭 수술 후에도 여전히 증상이 호
전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오고, 턱수술이라는게 참으로 위험한 수술이라서 할만한게
못된다는 말도 나오고 해서, 이래저래 두렵더군요. 또한 비용도 너무나 엄청난 돈이
라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어렵게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몇가지 궁금한 점도 있고 해서요.
선생님, 턱의 성장이 27살까지 지속될 수 있는 겁니까? 제가 지금 이렇게 자각하는
이유가 턱이 계속 비대칭적으로 성장을 한 것일까요? 아니면 제가 이제서야 극도로
의식을 해서 과거에 지나쳤던 것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 결과일까요?
그리고 비대칭 수술비의 적정가격이 정녕 1500만원이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상악과 하악 모두 수술하는 경우에 한해서 말입니다. 여유돈이 없는 서민들은 평생
을 비대칭으로 살아야 하는 겁니까? 이쪽 관련 의사분들이 서로 공동으로 의료보험
관리공단에 민원을 제기해서 안면비대칭과 같은 환자의 경우 보험혜택을 확대해주실
수는 없는 겁니까? 비대칭의 경우에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습니까?
괴로운 마음에 두서없이 글을 적어 송구스럽습니다. 그냥 평범하고 보통 사람처럼
보통의 얼굴을 가지고 살고 싶은데, 어찌 이렇게 제약이 많은지, 너무나 안타깝습
니다. 우리가 무슨 얼굴 이쁘게 하려는 수술을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비대칭인 얼
굴을 대칭에 가깝게 하려고 하는 것 뿐인데, 이게 어찌 심미적인 수술과 구체적인
기준으로 구별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혜택을 안 주는 겁니까? 이런 제가
또 흥분을 했네요. 아무튼 언젠가는 수술을 받아야 겠지요. 하지만, 비대칭으로 인
한 정신적 고통을 감수하면서 사회생활로 수술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정
그 누가 알아 줄까요? 요즘은 겨울이라 다행입니다. 마스크에 목도리로 칭칭 감고
다니면 되니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