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병원

저는 12월 12일에 턱관절과 부정교합 때문에 양악수술을 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힘들 때 이곳의 글을 보고 위안을 얻었어요. 과정이나 힘든 부분에 대한 여러 글들이 많았지만 저 역시도 수술을 앞두고, 그리고 수술 직후에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이 있어서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다는 어떻게 견뎠는지(회복과 음식)에 중점을 두고 후기를 올립니다. 그 누구에게는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수술 후 다음날부터 저는 병원에서 주는 메디웰(유동식-밥 대신 먹는 식품이예요)이 맞지 않아서 먹는 족족 다 토해내서 힘들었습니다. 병원에서 두 번 메디웰을 조금 먹었는데 두 번 다 토했거든요. 수술하고 1-2주 동안은 제대로 된 죽이 아니라 거의 밥물이나 풀죽 수준이라 죽은 먹어도 배고파요ㅠ 그래서 원래 수술 앞두고 체력보강 차 먹고 있던 단백질 가루와 비타민 가루(체리맛)를 식사 대용해서 먹었어요. 직업상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아 평소에 그렇게 먹어왔었거든요. 저렇게 먹으면 조금 되직한 체리주스 같은 느낌이 들어서 먹기 훨씬 편해요.

그리고 빠른 회복을 위해 병원에서 챙겨주는 호박즙과 엄청 진하게 내린 어머니가 주문해주신 호박즙을 다 먹었습니다. 거의 한달 반치를 2주만에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입으로 숨을 쉬다 보니 목이 너무 아파서 목에 좋다는 배, 도라지, 생강을 넣어 만든 즙도 함께 먹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이후부터는 미역국도 먹었어요. 물론 머그컵에 담아서 커피 숟가락으로 퍼먹었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단백질 가루, 비타민에 물을 넣고 바나나, 사과, 귤, 홍시 등등을 갈아서 먹었습니다. 단백질이나 비타민에는 맛이 안나기 때문에 입맛을 돋우는 여러 과일들 닥치는 대로 갈았습니다. 참고로 전 바나나가 제일 괜찮았구요. 사과는 제대로 곱게 잘 안갈아지고, 귤은 갈아서 체에 다시 걸러 먹어야 했습니다. 맛은 귤이 짱!ㅋ

아, 그리고 바나나는 우유나 두유와 함께, 사과와 귤은 요쿠르트와 함께 갈았어요.

저는 약먹는게 개인적으로 너무 괴로웠는데요. 가루약 입자가 너무 고와서 먹다가 목에 사래 걸리기도 하고;;(물에 타서 먹었는데도 여러번 그랬어요 ㅠ) 약을 먹고 나니 또 설사가 생겨버리고 해서 그 때 홍시가 좋았습니다. 홍시가 원래 설사를 멎게 하죠^-^ 물론 병원에서 스멕타(겔포스같은 위장약) 를 처방해주시긴 했지만 제가 위장이 좋지 않아 이전에 내과에서 스멕타를 처방받아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되도록 피했습니다.

이제 3주차로 접어들었는데 지난주 실밥뽑고 난 이후로는 우유에 흠뻑적신 카스테라(이건 카스테라 종류마다 다른데 특정 업체를 말씀드리면 안될 것 같아서;ㅋ궁금하시면 글 남겨주세요) 그리고 치즈케잌(마찬가지로 궁금하시면,ㅋ), 떠먹는 요거트, 단호박샐러드, 각종 제대로 된 죽들,

그리고 정말 먹고 황홀했던 건요.

고구마 삶아서 으깬거였어요.

먹었던 것들과 했던 것들을 정리하자면

1주차 - ① 밥물, ② 동치미 국물, ③ 단백질가루와 비타민가루, ④ 호박즙, ⑤ 배즙,

⑥우유, ⑦ 요쿠르트

운동 : 집에서 걷기, 싸이클 1시간, 찜질 7-8차례씩, 땡김이 웬만하면 잘때도

 

 

 

2주차 - (1주차꺼 동일)

추가로, ① 풀죽(진짜 벽지 발라도 될만큼;;), ② 미역국,

③ 단백질가루(+비타민+각종 과일+우유 or 요쿠르트)

이때 비타민은 그냥 알약으로 된 고유의 맛이 없는 비타민이라 믹서기에 갈아 먹었음.

운동 : 집에서 걷기, 싸이클 1시간, 찜질 7-8차례씩, 입꼬리 올리기 연습 , 땡김이

 

 

 

3주차 - (1,2주차꺼 동일)

추가로, ① 카스테라(우유에 흠뻑 적셔서),

② 치즈케잌(엔제리너스 같은 커피전문점에 파는 농도짙고 부드러운 거), ③ 떠먹는 요거트, ④ 단호박 샐러드, ⑤ 각종 죽집에 파는 죽,

⑥ 삶은 고구마 으깬거, ⑦ 퉁퉁불은 라면(잘게 잘게 잘라서 흡입),

⑧ 계란찜(우유와 물넣어 부드럽게), ⑨ 커피, ⑩ 각종 음료수,

⑪ 각종 국의 국물

운동 : 집에서 걷기, 싸이클 1시간, 찜질 3-4차례씩, 입벌리기 연습

 

 

 

 

 

 

 

 

어떤 분들은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시도해보시던데 저는 배가 고픈건 참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든 회복에 중점을 뒀습니다. 비타민이니 단백질이니 귀찮다 그냥 이온음료 먹고 대충 먹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회복력이 좋고 저보다 젊고 건강해서 어쩜 글을 읽고 뭐 저렇게 거하게 챙겼나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건강이 최우선의 과제이기 때문에 저 나름 최선을 다 했습니다. 이제 서른, 피부도 아주 약한 편이라 피부과도 같이 다녀야 할 판이고 원래 타고나길 회복력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빠른 일상으로의 복귀를 원했고 미적인 부분보다는 아파서 선택했던 수술이라, 그리고 몇 년 동안 고심 끝에 결정한 수술이라 빨리 정상적인 생활이 간절한 상태네요. 저 같은 분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건강하게 이겨내서 즐겁게 살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