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병원

안녕하세요, 3월 말경에 양악수술을 했으니까 벌써 2개월 차에 접어드는 이강희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더디게, 징그럽게 더디게 느껴졌던 시간인데 이렇게 후기를 남기는 날이 오긴 오네요. 사진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자세하게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저도 양악수술을 1년 가까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하게 됐는데 이런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됐었거든요.

저는 주걱턱이 매우 심각한 케이스였어요.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지 않다 보니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었고, 식사를 할 때마다 턱 관절에 무리가 와 통증도 무시 못했죠. 가방 속에 항상 소화제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소화 기능도 엉망이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기만 해도 내 턱을 보는 것 같은 피해의식, 자신감이 떨어져 낯선 사람을 만나는 자리가 두렵기까지 했었죠.

사실 양악수술은 너무 큰 수술이라 치아교정을 먼저 생각했어요. 강남에 있는 유명한 치과 3군데를 상담 받았는데 하나같이 치아교정으로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죠. 턱을 넣어준 후에 교합을 맞춰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결국은.. 양악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실낱 같은 희망이 절망이 됐습니다.

모아둔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에 포기하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먼저 도움을 주시겠다고 상담 받으러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염치 없지만 이대로는 평생 힘들게 살 것 같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얼굴수술인데 치과에서 하는 건 좀 망설여졌어요, 구강외과 선생님들이 해야하는 게 맞다고 기사도 봤지만 아무래도 치과...흠... 그래서 치과도 있고 성형외과도 있는 4군데 상담받았습니다. 선택장애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고민했는데요. 아이디가 병원안에 치과가 있어 연계 진료가 잘될 것 같고, 또 양악수술로 워낙 유명해서 연예인들도 수술하고 했으니 안전하고 예뻐질 거 같아 여기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 수술 당일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에 오전에 수술을 잡았습니다. 굉장히 떨리더라고요. 전신마취는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5초 정도 눈감고 있다 뜨니까 수술이 끝나있었습니다. 원래도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데 마취가 풀리니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웠어요. 어지럽기도 했고요.

졸음이 쏟아지는데 잠은 잘 수 없고 목은 타는데 물은 마실 수 없고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새벽에는 가래 때문에 간호사 분들을 참 많이 귀찮게 한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 왜 했나 싶은 생각에 많이도 울었습니다. 절대 비추.. ㅠ 그래도 간호사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위안이 됐던 것 같아요.

앞으로 음식도 잘 씹을 수 있고 외모도 예뻐질 거고.. 수술했으니 당연히 회복하는데서는 통증을 견뎌야 한다고 하니 앞날이 그려졌어요. 과거가 주마등처럼 휙 지나가는데.. 아파서도 눈물났지만 과거가 서러워서도 울었던 거 같네요.

# 수술 후 다음날

피호스를 뺐어요. 코에서 피도 나고.. 목 막힘도 불편하고... 아 진짜 왜 했나 싶습니다. ㅠㅠ 잠은 정말 너무 자고 싶었는데 못잤어요.. 이게 진짜 고통인가 봅니다. 너무 잠은 오고 코가 막혀서 계속 깨고, 또 마취때문에 잠도 못자고 너무 정신 없었던 날이 었어요. 10분마다 자고 깨고를 반복하니 미간주름 엄청 찌푸리고 있었씁니다. 오후부터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ㅋ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사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가만히 있고 싶었어요. 간호사 분들이 많이 걸어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몇 바퀴 억지로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 수술 후 일주일

퇴원 후 일주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먹는 것이 없으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땡땡 부어서 찌릿했는데 이건 일주일 정도 지나면 서서히 괜찮아져요. 저는 회복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요.

맛없는 약도 ㅠ 그래도 잘~ 챙겨먹고 가글도 수시로 했어요.

# 수술 후 한달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2주차에 실밥을 뽑는 시점부터 붓기가 쭉쭉 빠져서 마스크를 안하고 다녔고요. 한달이 지나면 웬만한 붓기가 다 빠지고 코 막히는 것도 없어집니다. 입 벌리기도 훨씬 수월하고 자연스러워요. 그래도 턱 조심 해야 해서 많이 주의했습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점점 많아지는데요. 저는 순두부, 연두부, 계란찜처럼 미음같은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었는데 이때 정말 천국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제일 먹고픈건... 족발... 막 물고 뜯고싶어요. 고기를 씹는 느낌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아!! 라면 ㅎㅎㅎ 앞니로 끊어먹는 그 날이 올거란 기대가 가장 큽니다. 물론 후교정이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빨 맞물리는 거 정말 잘 됐음 좋겠어요.

제 얼굴이 어색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주변에서 인상이 달라보인다, 어려보인다, 예뻐보인다 등등 기분좋은 말들을 많이 해줍니다. 턱 때문에 센 이미지가 강했는데 양악수술 후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뀐 점이 제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 현재

현재는 교정을 하고 있어서 또 다시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교정 후에는 더 달라져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하며 원장님을 믿고 열심히 치료받을 생각입니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원장님과 간호사 분들, 그리고 가족들이 도와준 덕분에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결과에 자신감도 생기고 제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정이 마무리 되면 한번 더 후기 올리겠습니다.